올해의 책
  • 페미니즘의 도전 : 페미니스트가 되는 대오각성의 계기가 된 책.

올해의 영화
  • 베리드 : 아니나다를까 일찍 내렸다.
  • 인셉션 : 슬픈 건 이제 <Non, je ne regrette rien>을 들으면 실소부터 터져나온다는 거다. 좋아하는 노래였는데. 아니, 지금도 좋아하긴 하지만, 웃음이 비식비식 나와서 제대로 들을 수가 없다.
  • 토이 스토리 3 : "So long, partner." 디즈니&픽사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올해의 음악
  • 루시드폴 4집 <레미제라블> : 백 번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한창 외롭고 우울할 때 위로가 많이 되었는데, 꼭 우울할 때 듣지 않더라도 힘이 난다. 노래에 감동을 받는 와중에 조윤석은 <유희열의 스케치북>과 연말 콘서트에서 내 환상을 있는 대로 깨부수었다.
  • 검정치마 1집 <201> : 쫄깃쫄깃하고 시니컬한 가사가 일품.
  • 망각화 : 10명한테 말해도 아무도 모르는 초 마이너 인디밴드. 마이너가 메이저가 되면 자연스럽게 손을 놓는 마이너 성향이긴 하지만, 이 정도가 되면 팬질하기가 힘들다. 그나마 유튜브가 있어 다행이다. 가끔 리퍼러에 찍히는 검색어가 반갑기만 하다.
  • 10cm : 친구의 말에 따르면,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는 분명 서브 스테이지에 있었는데, 몇 달 뒤 다른 락페에서는 메인 스테이지에 올랐다고 한다. 그야말로 순식간에 대세가 되었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대중이 말랑말랑한 음악을 선호하는 시기에 바람을 잘 타고 날아올랐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오늘밤은 어둠이 무서워요>, <아메리카노>, EP앨범에 수록된 곡 모두가 하나같이 반짝반짝하다. 기름기 없이 담백한 노래도 충분히 달달할 수 있다.

올해의 사건
  • 월급 떼일 뻔하다. 하루치 일당 3만 5천원을 놓고 벌이는 악덕 고용주와 힘없는 알바생의 처절한 자존심 싸움. 아르바이트처를 두 번 옮길 때까지 돈을 주지 않고 뻗대는 사장과 이사에게 맞서다가, 결국 노동부에 신고해서 끝장을 보고 월급을 받아냈다는 훈훈한 이야기. 학연의 도움을 받아 그나마 더 수월하게 일이 끝난 듯하여 뒷맛은 쓰다. 20대 초반의 고졸 학력 미혼 여성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취약한 계층에 있는지 피부로 느낄 수 있었음.
  • 악덕 고용주 관련 포스팅 : 발단1, 발단2, 전개, 위기, 절정, 결말
  • 교정기 떼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여신이 되지는 않았다.

올해의 보물
  • 음악과 미술을 위시한 문화적인(?) 잡담, 정치 이야기, 오덕토크, 시답잖은 말장난 개그를 한꺼번에 할 수 있는 데다가 마음까지 넓은 애인은 소중합니다.

올해의 눈치백단

올해의 명당
  • 홍대 제너럴닥터 : 다 필요없고 고양이!!! 고양이!!!!!!!! 고양이!!!!!!!!!!!!!!!
  • 종로3가 티포투 : 여러 층을 쓰는 커다란 카페치고는 조용하고 분위기도 좋고 의자도 편하며 차도 맛있다.

올해의 음식
  • 이대 앞 페라Pera의 딸기 타르트 : 먹다가 감동받아서 거의 울 뻔했다. 엄마와 동생에게도 호평받은 마성의 타르트. 이 정도로 제값을 하는 음식은 오랜만이다.

올해의 골병
  • 난생 처음 위염에 걸리다. 온갖 심인성 질환을 달고 산다는 고삼 때에도 말짱했던 주제에, 모처럼 가진 안식년에 위염에 걸리는 정도의 간지. 피임약을 잘못 먹고 속이 뒤집어져 거의 6개월을 끌고 있다. 막걸리와 칵테일이 먹고 싶어서 죽을 것 같다. 죽과 두부는 너무 많이 먹어서 질린다. 병을 달고 사시는 할머니들마냥 약을 한 주먹씩 먹다 보면 내 나이가 몇인지 헛갈리는 지경에 이른다.

올해의 잉여짓
  • 팜 프렌지 : 이틀만에 40분짜리 미션 하나만 남겨두고 다 깨는 기염을 토하다. 더불어 머릿속으로 "나는 왜 이럴까!"를 무한반복하며 침대에 머리를 박고 자괴감에 괴로워해야만 했다.
  • 태고의 달인 - 일곱 섬의 대모험 : 이틀만에 스토리모드를 다 깨고 또 다시 자괴감에 괴로워하다. 인간은 과오에서 배운다던데 나는 인간이 아닌가보다. <천체관측>, <우리는 무적의 도콘단>, <잔혹한 천사의 테제>처럼 특별히 좋아하는 몇 곡은 어려움 모드에서도 웬만큼 실수 없이 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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