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스 말고도 네이버, 티스토리, 텍스트큐브에도 블로그를 하나씩 갖고 있다. 네이버는 초성체와 욕설과 시덥잖은 농담이 난무하는 서로이웃 전용 일기장으로 꽤 오래 버티고 있기는 하지만, 이글루스와 티스토리와 텍스트큐브 블로그는 만들어만 놓고 조금 쓰다가 버려 두곤 했다.

  이번 블로그는 오래 쓰고 싶어서 고민을 많이 했다. 블로그를 어떤 식으로 운영하는 게 좋을까? 과거에 쓰다가 버려진 블로그는, 모두 글을 쓸 때 점잔만 빼다가 스스로 질려 버리는 바람에 멀리하게 되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네이버 블로그에서처럼 정신줄을 반쯤 놓고 "리암 갤러거 사랑한다 결혼하자! 하루만 네 마이크가 되고 싶어!"를 연호하거나(-_-), 반쯤 미친 것처럼 초성체를 두드리며 자동기술법으로 포스팅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블로그 두 군데에서 동시에 그런 짓을 하는 건 좀 피곤할 것 같다.

  그럼 어떻게 차별화하는 게 좋을까? 

  하는 일 없이 이글루스를 돌아다니다가, 이 곳과 이 곳처럼 블로그의 기본 운영 방침을 '반말'로 하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n수한 후배에게 말을 놓는 걸 힘들어하며 고민했던 적도 있고, 꽤 막역한 사이가 된(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 선배에게 격한 존댓말을 쓰면서 어색한 기분을 느끼곤 하는데, 왠지 블로그에서라도 반말을 열심히 쓰면 조금이나마 유한 인간이 되지 않을까 하는 대책없는 생각이 든다. 친구들 사이에서 오가는 것처럼 말랑말랑한 반말을 쓰는 건 아직 어색해서 딱딱한 반말만 쓰려고 하지만 차차 익숙해지지라고 믿는다. 더불어 방문자들도 어색해하지 않고 거리낌 없이 반말을 써 주었으면 좋겠다: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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