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바이텐에서 전품목을 20퍼센트 세일하기에 얼른 질렀다. 29,000원(토다코사, 정가)과 20,880원(텐바이텐, 세일가)의 차이는 엄청나다. 게다가 배송료도 무료! 나의 사랑 웻가든은 이미 품절이었다. 라일락과 클린솝 두 개를 놓고 고민하다가, 그닥 여성스럽게 차리고 다니지도 않는데 몸에서 꽃향기가 나면 위화감이 들 것 같아서 클린솝을 골랐다.

  데메테르 향수가 으레 그렇듯, 클린솝 역시 아주 정직한(?) 향수이다.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다. 그냥 비누 냄새. 멀리서 맡으면 막 세수를 하고 나온 사람에게서나 날 법한 산뜻한 비누 냄새가 나는데, 손목에 뿌리고 코를 바싹 갖다대면 남자 스킨 냄새가 난다. 알코올 때문인 듯하다. 다른 향수와 달리 데메테르 향수는 단일 노트를 쓴다고 알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지속력이 그다지 강한 편은 아니다. 출근하기 전에 뿌리면 점심시간쯤에는 냄새를 나만 맡을 수 있다. 자뻑향수가 이런 건가-_-;

  라일락은 일단 딸려오는 샘플을 써 보고 괜찮으면 사려고 했다. 그런데 택배 상자를 여니 라일락 대신 프리지아가 들어 있었다. 둘 다 꽃은 꽃인데 이게 뭐야ㅠㅠ 내 새끼손가락만한 샘플은 받아도 그만이고 안 받아도 그만이지, 하고 애써 위안하며 프리지아를 시향해 보았다. 으악, 엄청 독한 향수냄새가 난다. 프리지아 꽃다발에서는 이런 독한 냄새 안 난단 말이야. 프리지아는 정직한 향수가 아니었다. 게다가 나랑 어울리지도 않는다. 나랑 취향이 정반대인 동생에게 줘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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