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asis - The Masterplan [EP]

처음 들었을 때에는, 나를 오아시스의 수렁에 빠뜨린 악마같은 <Acquiesce>랑, 도입부에 삽입된 섹시한 리암 음성 때문에 홍갔던 <I am the Walrus> 빼고는 귀에 잘 안 들어왔었다. 그런데 들으면 들을수록 귀에 착착 감기는 게 아주 미치겠다. 오오 노엘신이시여ㅠㅠ 모 커뮤니티에서 어떤 유저가 농담조로 말하길, 노엘이 동생 앞길 막으려고 작정했다고, 틀림없이 더 좋은 곡들을 자기만 아는 곳에 꿍쳐두고 있을 거라고 했었는데, 농담으로 들리지 않고 진심으로 공감했다. 들으면서 폭풍눈물만 흘리고 있다. 이 앨범 이름처럼 의미심장한 이름도 또 없을 거다. 마스터플랜이라니ㅠㅠ (이런 건 리뷰가 아니라 신앙 간증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은데-_-;)

Owl City - Ocean Eyes [2CD Deluxe Edition]

<Fireflies>는 <만화가의 사려깊은 고양이>와는 다른 방식으로 상상력을 자극한다. 처음 들었을 때에는 그야말로 현실에서 유리되어 꿈을 꾸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개꿈을 꾸느라 매일같이 잠을 설치는 나이지만, 이런 꿈이라면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이 곡만 한 수십 번 돌려듣기한 다음 앨범 전곡을 들어 보았다. 실은 <Fireflies>에서 받은 인상이 너무 강렬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다른 곡이 없지만, 전곡을 음미하는 내내 '오토튠은 이렇게 쓰라고 있는 거다 이 겆이들아!!!'라는 생각만 무럭무럭 커져 갔다. '일렉계의 떠오르는 샛별'이라는 수식어를 듣고 뿜었다.

Linkin Park - Hybrid Theory

중학교 때 1집을 먼저 들었더라면 린킨파크를 안 좋아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야말로 시끄럽고 쿵쾅거리고 소리 빽 지르는 락(의 편견;)의 정석이랄까-_-; 애초에 내 락 입문곡은 그나마 2집에서 조용조용한 축인 <Breaking the Habit>이다; 짜증날 때 볼륨 올려 놓고 듣는 건 좋지만, 우려먹기도 2집보다 심한 것 같아서 질린다. 그놈의 wound는 가사마다 몇 번씩 나오는 건지 모르겠네; 오글오글;

언니네 이발관 - 가장 보통의 존재

<가장 보통의 존재> 빼고는 들을 곡이 하나도 없다는 혹평을 들었는데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기억에 남는 곡이 그래도 두 곡 정도는 더 있다. <인생은 금물>이랑 <산들산들>이 괜찮았고, 나머지는 그저 그랬다. '인생은 금물'을 '인생은 괴물'이라고 듣고 화들짝 놀라서 가사집을 뒤졌더랬다-_-; 잡담에서 적었지만, 이석원의 가사 전달력은 흠좀무; 하긴 나른한 보컬에 또박또박한 발음은 좀 어색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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