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진 의원이 실명을 걸고 공개된 장소(트위터)에서 섹드립을 친 게 부주의했다는 건 사실이다. 인터넷에 찌끄린 뻘글은 자기가 뱉은 말보다 주워담기 힘들고 더 치명적이라는 걸 미처 몰랐다는 점에서 그렇다.

 

  하지만 "민통당 김광진, 헌정사상 최초 '동성애자 의원' 되나?"라는 모 언론의 비아냥 섞인 헤드라인에서는 모멸감마저 느꼈다. 김광진의 과거 언행에 대한 알량한 '비판'이라는 게 다 이런 식이다. 그의 성생활, 그의 성적 지향, 기타 등등. 그런데 동성애가 범죄인가? SM은 범죄인가? 물론 후자가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이상성욕에 기반한 변태적인, 혹은 준 범죄 행위 정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건 이해한다. 그러나 어차피 당사자 간에 합의된 행위다. 여기에 대해 제3자가 왈가왈부하는 걸 보고 있자면 참 오지랖도 넓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김광진의 성생활, 박근혜의 성별, 이명박의 사생아, 이자스민의 인종 등의 화제를 사적인 장소에서 농담거리로(내가 싫어하는 주제이기는 하지만 백 보 천 보 양보하자면) 입에 올릴 수는 있다. 하지만 사생활 자체를 공적 영역에서 '비판의 대상'으로 삼는 순간 발화자의 밑바닥이 드러난다. 사생활을 통해 유추할 수 있는 공인 내지 후보로서의 부적격 여부와 사생활 그 자체를 좀 엄격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는데 대개는 그렇게 섬세한 잣대를 들이대지 못한다.

 

  내가 보기에는 남의 이불 속에 망원경을 들이대고 히죽거리는 사람이 훨씬 천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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