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의 추억 (2012)

Remembrance of MB 
9.4
감독
김재환
출연
-
정보
코미디 | 한국 | 65 분 | 2012-10-18
글쓴이 평점  

 

  <MB의 추억> 유료시사회에 다녀왔다.

 

  감독부터가 '과거 정산 코미디'를 표방한 만큼 머리를 비우고 보러 가면 깔깔 웃다가 나올 수 있다. '나꼼수'류 개그 코드가 잘 맞는 사람이라면(난 별로 안 좋아하지만) 더더욱. 절묘한 교차편집과 적절한 배경음악이 그만이다.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2007년 대선 후보들이 효과적인 이미지 메이킹에 골몰하는 과정에서 보이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은 한 편의 시트콤을 보는 것 같다.

 

  하지만 트레일러 영상과 기획 의도를 보고 우려했던 것처럼 기존의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특히 영화 말미에 삽입된 "투표하자!"는 메시지는 전형적인 '촛불 시민'의 논리다. 투표율의 공과를 개인 내지 실체가 불분명한 집단에만 위임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갈수록 낮아지는 투표율의 원인을 사회 구조적 차원에서 바라보고자 하는 시도가 최근 여러 차례 있었다. '투표 시간 연장' 이슈가 그 중 하나일 것이다. 비정규직이 갈수록 늘어나고 양극화되는 사회에서 투표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는 새로운 문제의식이 떠오르고 있다.

 

  그런데 영화는 반값 등록금 집회에 참석한 김제동의 발언이 겨냥하는 '철없는 젊은이들', 이명박과 박근혜를 철썩같이 믿고 있는 '못 배운 노인들'을 대비하는 옛 구도로 투표율 제고를 꾀하려 한다. "너희가 애인 팔짱 끼고 룰루랄라 놀러 다니는 동안 못 배운 어르신들은 지팡이 짚고 아침 일찍부터 투표소에 가는데 반성 좀 해라!" 촌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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