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그대
감독 우디 앨런 (2010 / 스페인,미국)
출연 나오미 왓츠,안소니 홉킨스,안토니오 반데라스,조쉬 브롤린,젬마 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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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 희망, 다 잘 될 거라는 믿음, 현실에 없을 듯한 따뜻한 가족의 정, 백 번 넘어져도 벌떡 일어나며 결코 그냥 주저앉아 우는 법이 없는 사람들. 혹은 공포, 어처구니없는 죽음, 행복의 정상에서 곤두박질치며 느끼는 절망. 내가 좋아하는 책이나 영화에 나오는 이야기는 대충 이런 식으로 전개된다. 대척점에 서 있는 취향인 듯하나 뿌리는 같다. 존재하지 않는 행복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고, 절대 일어나지 않을 불행을 보며 안도한다. 마약이다. 그래서 러닝타임 내내 안절부절했다. 이런 건 싫다. 돌아오지 않을 젊음을 붙들려는 남자, 절망을 이기기 위해 거짓말에 매달리는 남자와 여자, 재능을 도둑질하고 임자 있는 여자를 유혹하는 남자, 단꿈에 취해 행복을 내던지는 여자, 착각의 끝에서 무안함에 사로잡히고 신경쇠약에 시달리는 여자. 과거의 내가 저기에 있었다. 어쩌면 미래의 내 모습이 있을지도 모른다. '유쾌한 해프닝'이라고는 하지만 마음 편하게 웃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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