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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모두 미친 사람들이야. 이런 식으로든, 저런 식으로든."
기분이 가라앉은 상태에서 무심코 집어든 책이 핵폭탄이었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게 책의 주제일 테지만, 마지막장을 덮고 나니 기분이 더 우울해졌다. 몇 년 전에 읽었을 때와는 기분이 또 다르다. 삶에 천착하기 위해서는 죽음의 공포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하는 방법을 쓸 수밖에 없을까? 빌레트에 들어가기 전에 베로니카가 느꼈을 기분을 이해한다. 사랑이, 그리고 나 자신조차 나를 구원할 수 없을 것처럼 느껴지는 지금같은 상황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