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놈의 입술은 계절을 가리지 않고 트기 때문에 립밤을 꼭 가지고 다녀야 한다. 몇 년 전까지는 챕스틱을 쓰다가 니베아로 갈아탔었다. 니베아 립밤도 몇 년쯤 쓰다 보니 저녁에 떡칠하고 잠자리에 들어도 터진 입술에 차도가 없다. 그래서 저렴하고 효과 좋기로 정평이 난 스킨푸드 아보카도 립밤으로 갈아탄 지 몇 달 되었다. 하도 극찬 일색이기에 속는 셈치고 한 번 사 보았다. 작은 철제 용기에 든 게 4,900원이다. 엄지와 검지를 마주쳐 원을 그린 정도의 크기이다. 양이 많지는 않지만 매일 바를 건 아니라서 괜찮다. 자기 전에 바르고 아침에 일어나면 각질을 쉽게 뜯을 수 있다. 스틱형이 아니라서 손가락으로 찍어발라야 하는 게 조금 불편하고, 화장품 냄새가 심해서 혀가 잘못 닿으면 찝찝하다는 단점이 있긴 한데, 이 모든 단점을 눈감아줄 수 있을 정도로 약발이 잘 듣는다. 처음에 발랐을 때에는 입술 터진 자리가 화끈거리기에 겁이 덜컥 났었다. 보통 립밤을 바르면 입술이 답답하기만 한데, 약을 바른 것처럼 아픈 건 처음이라 어디가 잘못된 줄 알았다. 그런데 자고 일어나니 입술이 몰라보게 보들보들해졌다. 만족스럽다. 키엘 립밤이 괜찮다는 소리도 들었는데 가격이 스킨푸드 립밤의 두 배. 나처럼 주머니 가벼운 학생이 쓰기에는 너무 사치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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