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mpire Weekend - Vampire Weekend

밴드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에는 음울하고 하드한 음악을 할 줄 알았는데, 첫 번째 트랙 도입부를 듣고 깜짝 놀랐다. 생각보다 엄청 말랑말랑하잖아? 마치 유쾌한 놀이를 하는 것처럼 아주 명랑하고 익살스러운 음악을 하는 밴드였다. 낯설어서 한 번에 귀에 감기지는 않는다. 그런데 묘하게 중독성이 있어서 자꾸 돌려 듣게 된다. 보통 앨범을 한두 번 정주행하면 가장 마음에 드는 곡이 생겨서 음악을 듣는 중간중간 건너뛰게 마련인데, 앨범 수록곡 전체가 하나의 유기체인 양 어울려서 그렇게 되지도 않는다. 음악에 이런 수식어가 어울릴지는 모르겠는데, 더하고 뺄 것 없이 완벽한, 군살 따위 없이 잘 짜인 몸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다.

제대로 들어 보려고 생각한지는 오래 되었는데 이상하게 손이 안 갔더랐다. 아무래도 낯설어서 그런 모양이다. 뱀파이어 위켄드를 듣고 나니 듣기가 훨씬 수월했다. 듣고 있으면 너무 들뜨지 않고 적당히 유쾌한 기분이 된다. 필요 이상으로 감정이 흘러넘치거나 감정을 강요하지 않아서 듣기 편하다.

  * 각각 미국, 스코틀랜드의 인디 밴드이다. 기분이 몹시 요상하다……. 아직 양지(?)의 음악도 제대로 안 팠는데 모처럼 마음에 들어한 밴드가 인디 밴드라니. 음악의 세계는 심오하구나. (뭔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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