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시간은 9시부터 6시까지이지만, 지산 캠핑권을 예매하려고 4시 30분부터 창을 띄워 놓고 로그인까지 해 놓고 대기 타고 있었다. 마침 내게 일거리를 주시는 직원분들이 자리를 비우고는 돌아오지 않기에 쾌재를 부르던 참이었다. 일단 해야 할 일은 다 끝내 놨겠다, 눈치 안 보고 티켓팅을 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알람이 울리자마자 페이지를 새로고침하고 예매 버튼을 눌렀다. 오류 메시지가 떴다. 수량 초과로 예매할 수 없다느니, 어쩌구저쩌구. 나 조기예매권 한 장밖에 안 샀는데 무슨 말씀이세요 님들아……. 로그인-로그아웃을 몇 번이나 반복하고 새로고침을 몇 번이나 했는데도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Q&A 게시판이 "왜 티켓팅 안되는데!!!"로 도배되는 걸 보니, 불행이 나 혼자만의 것은 아니구나 싶어서 그나마 위안이 됐다. 이것들이 예매 수수료를 안 받는다더니 고객의 시간을 대신 받으려는 셈이냐, 니들이 회색 신사냐, 별 쓸데없는 생각이 다 들었다. Q&A란을 의미없이 들락거리다가 상담원이 예매를 해 줬다는 글을 읽었다. 상담 센터에 전화를 걸고 5분쯤 기다려 상담원과 연결이 되었을 때쯤 예매 창이 제대로 떴다. 전화를 하면서도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여자들의 멀티태스킹의 위엄. 멀티태스킹따위 하지 못하는 남자들은 해킹하지 않은 아이폰과 같지! 어 이건 개드립이고-_-; 손을 덜덜 떨어 가면서 어떻게든 예매를 끝냈다. 직원분들이 돌아오지는 않나, 내 뒤로 이사님이나 과장님이 지나가지는 않나, 눈치를 살피다 보니 염통이 쫄깃해져서 갈비뼈에 오그라붙는 기분. 하마터면 노숙을 할 뻔했다. 긴장이 풀리니 기운이 쭉 빠진다. 배고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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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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