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C모 동영상 강의 회사의 사이트 운영 보조(헥헥)로 전직 완료. 1학년 때에는 반 년이나 과외를 했었고, 작년에도 한 달 동안 엄마 친구 딸 과외해줬는데, 휴학하고 나서는 학원(?)에 취업(?)했다. 난 여러모로 사교육의 힘을 빌지 않으면 살 수 없는 몸이구나. 학부모들의 불안심리를 요령 좋게 파고든 기득권층의 옆에 찰싹 달라붙어서 시급 4,800원짜리 떡고물을 받아먹게 됐다. 뻘드립^^*

  2. 중학생들 내신 대비용 강의에 책갈피를 끼우고 있자니 정신연령이 중학생으로 퇴화한 것 같았다. 안녕, 친구들! 품사는 몇 개다? 아홉 개지! 문장 성분은 몇 개다? 일곱 개지! 체언이니 용언이니 하는 걸 오랜만에 들으려니 반가웠다. 오늘은 한가한 편이라 모니터 옆에 거울을 세워 놓고 눈치 보면서 놀았다. 내일부터는 본격적으로 바빠진다고 한다.

  3. 참가자들이 종이에 줄을 그으면 돈을 주는 실험이 있었다. 줄을 긋는 이유는 알려주지 않고 무조건 줄을 그으라고만 했더니, 참가자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지루함을 호소하며 일을 그만두었다. 지난 두 달이 그렇게 힘들었던 이유에는 무의미한 복사 붙여넣기 작업도 한몫했을 것이다. 아무리 바빠도 좋으니, 내 일이 의미있는 일이라면 좋겠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더 좋겠다. Easy come, easy go. 힘들게 번 돈, 소중하게 써야지.

  4. 퇴근하는데 건물 앞에 으리번쩍한 차 한 대가 서 있었다. 무슨 차인지 궁금해서 보닛에 붙은 상표를 확인했다. PORSCHE. 엄마야. 실물을 보는 건 처음이다. 역시 강남의 위엄.

  5. 버스 창가에 앉아서 멍하니 밤 벚꽃 구경을 했다. 세계정복을 하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문득 떠올랐다. 서울에 있는 가로수를 죄다 벚나무로 바꿔 심어야지. 이건 진심이다. 4월 중순이 다 지나고 눈깜짝할새에 초여름이 다가올텐데, 만족스러울 정도로 벚꽃을 보지 못했다. 2010년에는 봄이 없다. 광주에서는 강설 때문에 야구경기가 취소되었다. 겨울이 너무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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