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근 지하철에서 압사의 공포를 느끼고 나니 하루종일 기분이 좋지 않다. 아침 먹을 시간도 없어서 빵 하나 물고 지하철에 올라탔는데, 막무가내로 나를 밀어대는 대머리 아저씨 때문에 빵을 도로 올릴 뻔했다. 하도 성질이 나서 그만 좀 밀라고 소리를 빽 질렀다. 들으라는 치는 못 들은 척하고 애꿎은 아주머니 두 분만 식겁하신다. 유리심장인 주제에 공공장소에서 소리를 치고 나니 곧 부끄러워졌다. 오후에는 DB작업을 완전히 잘못하고 있다는 것도 알았다. 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있다. 네이버 일기장에 욕을 바가지로 써 놨다가 곧 지웠다. 통근 지하철이 성격을 완전히 버려 놓고 있다. 더 나빠질 성질이 있다면 모를까, 난 원래부터 히스테릭했다. 울고 싶다.

  카사비안 브릭스턴 아카데미 라이브 앨범을 듣다가 도저히 기분이 안 풀려서 린킨파크로 갈아탔다. 기분이 좀 나아졌다. 저기압일 때에는 린킨파크만큼 좋은 약이 없다. 린킨파크 2집은 카사비안 1집이랑 오아시스 2집만큼이나 진리인 것 같다. 우려먹기의 최고봉이라는 악담을 들어도 린킨파크를 버릴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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