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싫은 손님 리스트.

  - 계산할 때 반말하면서 돈 던지는 아저씨.
  - 사지도 않을 빵을 손으로 꾹꾹 누르는 손님. 눌러 놓은 빵은 누가 와서 먹나요…….
  - 혼자 계산하느라 줄이 밀린 게 뻔히 보이는데도, 왜 빨리 계산해주지 않느냐고 썽내는 손님.
  - 무리지어 들어와서 미친 듯이 떠들다 나가는 여중생, 여고생들.
  - 사용하는 어휘에서 욕을 빼면 조사밖에 안 남는 남고생.
  - 별로 넓지도 않은 가게 안에서 뛰어다니는 초딩들.

  2. 하지만 예쁜 아기들은 좀 떠들고 뛰어다녀도 용서가 된다. 보송보송 말랑말랑해 보여! 아장아장 걸으면서 어설픈 발음으로 옹알거리는 걸 보고 있으면 절로 엄마미소를 짓게 된다. 그래서 귀여운 아기들이 들어오면 카운터 뒤편에 있는 사탕을 미리 꺼내서 계산이 끝나고 하나씩 준다. 부모님이 아기들한테 "언니가 사탕 줬다! 언니한테 고맙습니다 해야지?"라고 하면 꾸벅 배꼽인사를 하는데, 그게 그렇게 귀여울 수 없다!!! 아이고 예뻐라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늘의 예쁜이들은 내 무릎까지 간신히 올락말락하는 쌍둥이들이었다ㅠㅠ 자주 오렴 얘들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3. 눈이 단단히 삔 손님이 와서 "예쁜 아가씨가 늦게까지 고생하네~" 하면서 캔커피를 사 주는 망상을 하곤 한다. 물론 실현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이것이야말로 빵집 알바의 로망이건만!!!ㅠ_ㅠ

  4. 2월 14일은 그나마 설 연휴와 겹치는 바람에 발렌타인 손님이 많이 없었지만, 3월 13일과 3월 14일에는 그야말로 폭풍같은 주말을 보냈다. 사장님은 심지어 내가 퇴근할 때까지도 댁에 못 들어가셨다. 달력을 보니 12월 25일은 토요일이다. 울고 싶다.

  5. 평소에 빵집에 발끝조차 들이지 않았을 남자 손님들이 화이트데이 주간에 몰려와서 사탕이나 초콜릿 나부랭이를 사 간다. 그런데 3월 14일에 여자 손님이 와서 만원짜리 사탕을 빵 만원어치로 바꿔 가셨다. "난 사탕 안 먹는데, 어제 우리집 양반이 사탕을 사 왔더라구요. 이거 빵으로 바꿔가면 안 돼요?" 만원어치 빵을 고르는 아주머니를 보니 남편분이 불쌍해졌다(..) 분명히 점수 따려고 사탕 사 갔을 텐데 구박만 받았겠지.

  6. 알바를 끝내고 집에 와서 누우면, 꼭 포스 앞에서 빵 계산하는 꿈을 꾼다ㅠ_ㅠ 그럴 때마다 확 신경질을 내면서 꿈에서 깬 다음에 다시 잠든다. 지겹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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