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2013)

The Berlin File 
7.9
감독
류승완
출연
하정우, 한석규, 류승범, 전지현, 이경영
정보
액션, 드라마 | 한국 | 120 분 | 2013-01-29


1. 재미는 있었다.


2. 개봉 초기부터 호평이 자자했는데, 무엇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 극장에 가기 전,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 내가 보려는 영화에 대한 평가는 다 피하기 때문이기도 할 터이다. 하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극찬'씩이나 받을 만한 지점을 찾을 수 없다. 단순히 한국에서 헐리우드 공식에 들어맞는, 스케일 큰 액션 영화가 나왔기 때문일까? 류승완 냄새가 진하게 묻어나는 영화라기보다는 그냥저냥 잘 만든 액션 영화인 것 같다.


3. 초반에 북한말 대사를 알아듣기 정말 힘들었다. 반쯤은 감으로 알아들었다. 특히 이학수(이경영) 나올 때에는 답답해서 속이 터졌다. 왜 이렇게 발음을 우물거리고 씹어삼키는지.


4. 련정희(전지현)가 비명을 지르며 맥없이 구출되기만을 기다리는 인물이 아니라서 좋았다. 하이힐 신고 지붕 위를 걸어서 도망치고, 총 쏴서 떨어뜨리고, 남편이 자기 구하러 차에 매달리니까 발악하면서 운전석 발로 뻥뻥 차고, 배에 총 맞고 과다출혈로 죽을 지경인데도 수상한 소리가 들리니까 짱돌을 들었다. 그 와중에 또 얼마나 예쁜지.


4. 표종성(하정우)의 '수컷냄새'에 한동안 정신을 못 차렸다. 진정 상마초. 김칫국부터 들이켜 보자면, 저런 타입의 남성과 연애/결혼을 하라고 하면 별로 하고 싶지 않다.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생길 게 분명하다. 죽어도 미안하다는 소리 안 하다가 련정희 죽기 전에 겨우 미안하다고 하는 것도 예상 범위 내였다. 근데 머리 끝에서 발끝까지 '나는 짐승'이라고 써붙인 것 같은 상마초가 가진 매력이 분명히 있다! 시종 "내 말을 들어!"라는 태도로 일관하지만 동시에 "너만큼은 내가 책임진다!"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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