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세 시,

고공 크레인 위에서 바라본 세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100여 일을 고공 크레인 위에서 홀로 싸우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의 이야기를 접했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올 가을에는 외롭다는 말을 아껴야겠다구요.

 

진짜 고독한 사람은 쉽게 외롭다고 말하지 못합니다.

조용히 외로운 싸움을 계속하는 사람들은 쉽게 그 외로움을 투정하지 않습니다.

 

지금도 어딘가에 계시겠죠?

마치 고공 크레인 위에 혼자 있는 것 같은 느낌.

이 세상에 겨우 겨우 매달려 있는 것 같은 기분으로 지난 하루를 버틴 분들,

제 목소리 들리세요?

 

저 FM 영화음악의 정은임입니다.

 

- <FM 영화음악 정은임입니다> 2003년 10월 22일 오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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