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에서 사람이 타죽었다는 소식을 듣고도 그저 무덤덤하던 내 가슴을 잡아흔든 노래가 ‘평범한 사람’이었다. 곡이 진행되는 내내 슬픔을 과장하지 않고 담담하게 망루를 오르는 희생자를 대신해 목소리를 내는데, 그게 그렇게 아플 수가 없었다. 눈물은 나지 않았는데 숨이 턱 막혔다. 사람이 그토록 끔찍하게 죽었음에도 그 무참한 슬픔에 공명할 줄 몰랐던 내가 부끄러워서 어디든 숨고만 싶었다. 희생자들과 유족들에게 미안하고 또 미안했다. 나는 용산참사의 슬픔을 사건 발생 후 1년여만에 비로소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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