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집 근처 뚜레쥬르 (O)
      주말 마감 알바이다. 집이 가깝다는 점이 최대 이점으로 작용해서, 이력서를 내자마자 바로 합격했다. 토요일인 오늘부터 바로 출근한다. 수습 기간 석 달 동안은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돈을 받으며 다녀야 하지만, 일 배우는 셈치고 불평하지 않기로 했다. 성실하게 일해서, 개강한 다음에도 여기에 뼈를 묻을 생각이다.
  2. 홍대 Bar Sha (X)
      시간대가 맞지 않아서 못 했다. 시급이 셌으면 택시비 지출을 각오했을지도 모르겠는데, 택시비 지급이 안 되고 시급도 낮 알바와 똑같길래 눈물을 머금고 포기했다. 솔직히 말해서, 이력서를 넣은 네 군데 중 일이 가장 힘들어 보인다. 그런데 바 분위기가 정말 마음에 들고, 일도 재미있을 것 같고, 면접 봐 주신 분들이 상냥하게 대해 주셔서, 아르바이트를 못 하게 된 게 너무 아쉽다. 아르바이트는 못 하더라도 손님으로는 자주 가야겠다. 진짜로!
  3. 집 근처 번화가 커피숍 (X)
      이름이 촌스럽길래 사람이 별로 없는 작은 커피숍인 줄 알았는데, 문을 열고 들어서니 시끌벅적해서 놀랐다. 아르바이트생만 네 명이나 있었다. 남자 사장님과 이야기를 좀 나누고 이력서를 주고 나왔는데 연락이 안 온다. 내심 다행스럽다. 나는 여자가 많은 남녀공학에 다녔던 것치고는, 내 나이대의 보편적 사고방식을 가진─그러니까 남자 아이돌과 화장품과 옷 쇼핑을 좋아하는 '평범하게 화려한 여자애'들에게는 내성이 없다. 대하기가 어렵다고나 할까. 그런데 아르바이트생들이 다 그런 여자애들이어서 약간 주눅이 들어 있던 참이었다.
  4. 집 근처 교촌치킨 (?)
      이름과 주소와 전화번호만 적어 놓고 나왔다. 이번에도 뚜레쥬르 알바처럼 집이 가깝다는 점이 장점이 될 수 있으면 좋을텐데. 면접 봐 주신 분께 "사장님한테 저 휴학생이라 오래 일할 수 있다고 전해 주세요!"라고 하긴 했는데, 제발 내일 연락이 오면 좋겠다.

  면접 보러 다니느라 얼마나 걸었는지 살이 빠질 것 같다. 눈이 자꾸 감기는데 일기 쓰느라 억지로 뜨고 있다. 휴학생이라고 하면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쉬울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도 않다. 우리 동네 상권이 겁내 비루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동네에 무슨 뉴타운을 만든다는 건지 모르겠다. 입주율이 얼마나 될 지 안 봐도 불 보듯 훤하다-_-; 꼭 유령도시 같겠네.

  등록금 벌고 용돈 벌기도 쉽지 않구나. 어느 세월에 두 학기 등록금을 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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