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을 듣고서 무릎을 탁 쳤다. 내가 만들어낸 이미지를 상대방에게 뒤집어씌우고, 상대방의 동의 여부에는 상관없이 내가 만들어낸 모습을 사랑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여기에 동의한다면, 짝사랑을 하면서 느낀 가슴아픈 감정과 설렘 따위는 결국 가슴아픈 사랑을 하고 있는 나 자신에 도취된 행동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도 인정해야 할 것이다. 그 사람을 이해하거나 알아보려는 노력이나 배려가 끼어들 틈은 없다. 내 감정에 취해 허우적거리기에도 바쁘기 때문에. 할 짓이 못 되는 것 같다. 나에게나, 상대방에게나.

  * 2011년 6월 1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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