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에 마룬파이브 앨범의 레전드는 1집 <Songs about Jane>이다. 2집을 듣고 정말 실망했었다. 1집 수록곡처럼 그루비하고 로맨틱한 곡은 별로 없고 쓸데없이 뿅뿅거리고 촐싹거리기만 해서 2집을 잘 안 듣는데, 3집에는 내가 싫어하던 2집의 특징이 다 들어있다. 보컬과 연주가 시종 따로 논다. 보너스 트랙인 <If I ain't got you>가 애덤 리바인의 보컬에 훨씬 더 잘 어울린다는 건 뭔가 잘못되었다. 그래서 결국 이번 내한공연 티켓팅을 하지 않았다. 이미 비디아이 스탠딩석을 예매해버렸으므로 돈도 없을뿐더러 무리해서 공연을 볼 만큼 애착이 생기지는 않는다. 그런데 좋아한다. 4집이 나오면 또 듣고 욕하겠지. 이거야말로 애증이다, 애증. 첫사랑의 옛날 모습을 잊지 못하고 허우적대는 남자 같은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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