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국내도서>사회과학
저자 : 장 지글러(Jean Ziegler) / 유영미역
출판 : 갈라파고스 2007.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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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역으로 먹고 사는 나라의 국민이 이런 말을 하는 건 우습게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역시 세계화라는 게 언론에서 떠드는 것만큼 장밋빛 희망으로 가득차 있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곡물이 없으면 굶어 죽는 사람들과 그들을 돕고자 하는 구호 단체에 적정한 가격으로 곡물을 팔지 않는 시카고 곡물거래소는, 치안 상태를 악화시키며 구호 물자를 빼돌리는 테러 집단만큼이나 '악랄하다'. 현상을 도덕적 당위로 설명하는 게 얼마나 의미없는 일인지는 잘 알고 있지만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기아 문제는 생산의 절대량이 적어서가 아니라 분배가 불공정하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악화된다고 막연히 생각하긴 했지만, 책에서 기술하는 내용은 모두 하나같이 절망적이었다. 자구책을 강구하는 혁명가들은 줄줄이 죽어나가고, 인민들은 다시 살인적인 배고픔 때문에 고통받아야 한다. 사람의 목숨줄로 투기를 하는 자본가 집단이 곡물의 유통 흐름을 꽉 쥐고 있다는 건 말도 안 된다. 이런 세상에 살면서 좌파가 되지 않는 건 정말 이상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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