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101이라는 생소한 숫자에 낯설어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110101이라니. 한 살 더 먹었다. 칼바람이 잦아들 때가 되면 학교에 돌아간다. 이제는 안식년도, 물러설 곳도 없다. 유한 인생살이에 걸림돌이 되는 게 무엇이었는지를 서툴게 깨달았고, 나이 앞자리 숫자가 2로 바뀐 지 몇 년이 지나서야 힘겹게 재사회화를 하고 있다. 아직도 가끔은 외롭고, 이상은 너무나 높고, 나 자신이 너무 한심해 보이는 와중에 다른 사람들까지 도맷금으로 싸잡아 비웃기도 하지만, 점점 사람같은 사람이 되어 가고 있으리라는 믿음 때문에 아직 살만하다. 이대로 눈을 감고 다음날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했다. 앞으로 살 날이 최소 40년 이상은 남았다는 게 아득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시간은 참 빨리 흐른다. 치열하게 살고, 후회하지 않겠다. 2011년 새해가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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