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연초에 읽어야 할 책의 목록을 만든 것은 잘못이었다. 아울러 어떤 책을 읽기 전에 반드시 길잡이가 되는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도 잘못이었다. 도서관에서 두 달을 보내고, <불안>을 읽으면서 비로소 내 실착을 깨달았다. 읽으면서 충분히 즐거워할 수 있는 책을 의무감으로 덧칠해 짐덩어리로 바꿔 버렸다는 게 첫 번째. 그리고 한 권의 책은 다른 책으로 건너갈 수 있는 징검다리가 될 수도 있음을 몰랐다는 게 두 번째. 뭐든지 즐겁게 해야 한다. 책도 즐겁게 읽어야 한다. 모르면 모르는 대로 읽으면 된다. '또' 지적 자극을 받았다는 데 기뻐하기만 하면 된다. 허영심과 의무감은 짐이다.

  2. 독서 후의 자기화는, 가장 중요하지만 또 어렵다.

  3. 득템! 그런데 이런 책은 가방에 넣고 오가며 읽기는 참 부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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