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갔던 날에는 문화제가 다 끝나고 홍세화 선생님 좌담회만 보고 왔고, 두 번째 갔을 때에는 구호와 팔뚝질에 조금 당황스러워하다가 집에 돌아왔다. 이번에는 율동에 심히 뻘쭘해하면서 물 한 동이에 기름 한 방울을 똑 떨어뜨려 놓은 듯한 느낌을 받다가 돌아왔다. 민중가요와 율동에 대해서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는데다, 그에 대해 막연한 거부감이 아주 없어진 건 아닌지라 그렇다.(오티 둘째날에 인문대 밴드가 민중가요 연주하면서 함께해요! 이러길래 친구한테 막 화내면서 문자를 보냈었다. 이런 식으로 정치색을 신입생들한테 구겨넣으려고 하는 거 짜증난다고. 글쎄, 지금 생각해 보면 막연한 편견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인문대가 타 단과대 학생회보다는 정치색이 좀 옅다고 하던데.) 뱃지 사고 싶었는데 현금이 없어서 못 샀다.
두 번째 갔을 때 선배가 물었다.
"이런 운동권 집회 처음 와 보지?"
"네-_-;" 살면서 내가 나갔던 시위라고는 촛불집회가 전부니까.
상암구장까지는 지하철 타고 10분도 안 걸려서 가는데도 아직 이랜드쪽에는 한 번도 안 갔다. 이랜드문화제 한다고 문자를 그렇게 많이 받았어도 한 번도 가 보지 않았다. 음, 가야 하는데.
갑자기 기륭전자 현장에서 들었던 노래가 듣고 싶어졌다. 한참 구글링을 해서 간신히 찾았다. 가사도 음률도 내가 기억하던 것과는 조금 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