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내가 얼마나 치기어린 모습으로 잘난 체를 하고 있었는지 알려준다는 점에 일기의 의의가 있다. 당시의 나는 촛불시위에 대충 호의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었고, 자신이 '정치적이지 않은 선량한 시민'이라고 믿고 있었던 것 같다. 특히 3번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시위의 방향이 어떤 식으로 수정되어야 하는지 가닥조차 명확히 잡고 있지 않았으면서, 단지 시위대끼리 언성을 높이며 싸웠다는 사실에만 염증을 내고 있다. 이명박이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면 모든 것이 달라질 줄 알았던 주제에 무슨 논평을 하려 들었는지 모르겠다.

  촛불시위 때 조금만 삐끗했으면 노빠가 되었을텐데 어쩌다 빨갱이가 되었는지 모를 일이다-_-; 아마 정치캠프 이후부터인 듯하다. 그러면 내가 '정치적이지 않은 선량한 시민' 운운하는 사람들에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NL을 가장 혐오하는 사람은 NL이었다가 전향(?)한 사람이라고 하니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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