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집에서 나온다. 역에서 내려서 도서관까지 가다가 종종 예수쟁이에게 붙들리고 성질을 낸다.
  8:30 학교 도착. 설거지. 물 떠다놓고 커피포트에 끓인 다음에 부장님 커피셔틀. 도서 관리 프로그램에 계장님 아이디로 로그인해서 캠퍼스 상호대차 도서 목록을 뽑는다.
  9:00 상호대차 대상 도서를 찾아서 가지고 내려온다. 적을 때에는 20권에서 30권, 많을 때에는 40권도 넘게 찾아야 하는데, 이 때에는 계장님이 목록의 절반을 잘라 근로장학생에게 일을 시키기 때문에 일이 그나마 줄어든다. 대략 한시간 정도 걸린다.
  10:00 가지고 내려온 책을 대출처리한다. 대출처리한 책을 캐리어나 가방, 상자에 넣어서 캠퍼스로 보낼 준비를 한다. 캠퍼스에서 사람이 올 때까지 졸업생 도서관 출입증 신청서를 받아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출입증을 발급한다. 캠퍼스에서 사람이 오면 서울에서 신청한 캠퍼스 도서와, 캠퍼스에서 반납한 서울 쪽 도서를 분류한다. 캠퍼스에서 반납한 책들을 반납 처리해서 배열한다.
  11:00 출입증 신청서가 들어오는대로 발급하고 자잘한 심부름을 한다.
  12:00 카운터에 있는 근로장학생들이 밥먹으러 간 동안 대출/반납 업무를 본다. 웹서핑을 하면 밖에서 뭘 하는지 볼 수 있기 때문에 주로 가벼운 소설책을 보면서 일한다. 점심시간이라 사람이 많다. 아직 숙지하지 못한 일이 많아서 엄청 헤매면서 민폐를 끼치고 있다. 반 년 넘는 알바 인생에서 일을 빨리 익힌다고 칭찬을 받는 게 당연했건만 이런 굴욕은 처음이다. 외국인 학생들은 나의 적. 조선땅에서는 조선말을 쓰란 말이다. 그래도 뭔가를 물을 때 더듬더듬 한국어로 말하는 중국인 유학생들 사랑한다. 예약 도서랑 상호대차 도서 찾아다주느라 엉덩이 붙일 시간이 없다. 점심시간 직전에 다시 부장님 커피셔틀.
  13:00 점심시간. 가끔 가뭄에 콩나듯 점심 약속이 생길 때도 있지만 주로 혼자 밥을 먹는다. 나를 가엾게 여기신 계장님이 식권을 쥐어 주시곤 한다. 밥을 빨리 먹고 들어가봤자 일을 시키기 때문에 시간이 남으면 일광욕을 한다.
  14:00 퇴근할 때까지 빈둥거린다. 가끔 심부름을 한다.
  15:30 퇴 to the 근!

  그런데 수요일부터 계장님이 출장을 가신다. 계장님이 하시던 일도 내가 해야 한다. 오전에 몹시 바빠지게 생겼다. 우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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