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한 달 동안 열심히 충전했으니 이제는 그만 쉬고 일도 적당히 하고 공부를 하고 싶다. 대학을 칼같이 졸업하고 단번에 취업하려면 지금부터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그런데 이마저도 생각대로 되질 않는구나. 동생까지 자기 앞가림을 하러 아르바이트 전선에 뛰어든 상황에서, 돈 먹는 기계가 되어서 세상의 불행을 나 혼자 끌어안은 양 징징대고 있을 수는 없다. 그래도 힘들다. 내 새끼들 참 장하고 기특하다는 말을 마취제로 삼기에는 지쳤다. 난 고작 스물한살이다. 내가 가지지 못하고 가질 수 없는 것들만 바라보며 우울해하는 것처럼 미련한 짓이 없지만서도, 이런 상황에서 상대적 박탈감에 허우적대지 않기를 바라는 건 너무 가혹한 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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