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작가가 빅토리아 시대의 메이드를 그리고 싶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그린 작품이라고 한다.(후기 만화만 보아도 작가의 메이드 덕력을 여실히 알 수 있다…….) 빅토리아 시대의 메이드뿐만 아니라 시대정신까지 구현하려 노력했는지, 읽는 도중 몇 번은 귀족 가문에서 내뱉는 대사를 보고 진심으로 울컥하기도 했다. 대한민국도 학벌과 재력으로 제2의 신분이 결정되는 사회라고는 하지만, 가시적인 신분 제도는 한국전쟁 때 박살이 나서 참으로 다행이다. 주인공들이 갑갑하게 구는 본편보다는, 8권부터 그려진 외전이 달달하고 소박해서 좋았다.
 |
|
주변에 야빠가 참으로 많다. 팬층도 골고루다. 롯데, 삼성, 두산, 한화, 기아, 생각나는 팀만 벌써 다섯 개다. 아버지도 집에 있을 때에는 항상 메이저리그 경기를 보셨다. 팬들끼리 입씨름하는 걸 들으면 야구 팬 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은데, 야구장에 몇 번 다녀왔는데도 아직 야구를 잘 모른다. <크게 휘두르며>도 재미있다고 칭찬이 자자하기에 집어들어 봤는데 잘 이해가 안 간다. 다만 그저 공을 치고 받고 던지는 경기가 아니라는 것만은 알겠다. 룰을 알면 더 재미있을 것 같은데 답답하다. 만화 보려고 야구 룰을 공부해야 하나, 오기가 생긴다.
 |
|
미묘한 위치의 동거인들이 상대에게만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보이다가 자기 감정을 깨달아 간다는 이야기 줄기는 <너는 펫>과 비슷하다. 동거인은 각각 여심을 자극하는 듬직한 연하남과 여유 넘치는 중년 상사. <호타루의 빛>은 <너는 펫>과 여러 가지로 비슷한데 내 취향은 아니다. 달달한 OL 로맨스물이라기에 읽었는데 영 지루하다. 주인공 남녀 사이에 성적 긴장감이 너무 부족하다 못해 메마르기 때문인 것 같다. <너는 펫>은 내내 가슴 떨면서 읽었고, 지금도 마지막 권은 심심하면 각잡고 정독한 다음에 좋아서 굴러다니는데 말이지.
 |
|
가볍게 후루룩 넘겨 가면서 읽기에는 참 좋다. 무엇보다도 집사(하인, 돌쇠, etc.)와 아가씨(마님, 공주님, etc.)라니, 내가 제일 좋아하는 구도가 아니던가. 그런데 그것뿐이다. 6권 말미에 간신히 시리어스한 전개가 나오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읽는 사람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는 긴장감 넘치는 전개가 부족하다. 달달해 몸서리치려다가 말게 되는, 영 밍숭맹숭한 연애담.
* 2009년 7월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