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아가 여쭈었다. "삼 년상은 기간이 너무 깁니다. 군자가 삼 년 동안 예를 행하지 않으면 예가 반드시 무너지고, 삼 년 동안 음악을 하지 않으면 음악이 반드시 무너질 것입니다. 묵은 곡식은 다 없어지고 새 곡식이 등장하며, 불씨를 얻는 나무도 다시 처음의 나무로 돌아오니, 일 년이면 될 것입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쌀밥을 먹고 비단옷을 입는 것이 너에게는 편안하냐?"
  "편안합니다."
  "네가 편안하다면 그렇게 하여라. 대체로 군자가 상을 치를 때는, 맛있는 것을 먹어도 맛이 없고, 음악을 들어도 즐겁지 않으며, 집에 있어도 편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 네가 편안하다면 그렇게 하여라."
  재아가 밖으로 나가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재아는 인하지 못하구나! 자식은 태어나서 삼 년이 지난 연후에야 부모의 품에서 벗어난다. 대체로 삼 년상은 천하에 공통된 상례이다. 재아도 그 부모에게서 삼 년간의 사랑을 받았겠지?"
  - 논어 「양화」편 21절

  선생님이 보내 주신 논어 원문에 독음을 달고, 독음 밑에 해석을 베껴 쓰는 게 과제이다. 중학교나 고등학교 때 하던 한문 숙제를 대학교에 와서 다시 하는 기분이 든다. 한참 베껴 쓰고 있는데, 밑줄 친 구절을 보고 뿜었다. 나처럼 점잖지 못한 사람에게는 저 구절이 이렇게 읽힌다. "이런 되먹지 못한 놈! 너 같은 놈을 낳고도 너희 어머니는 미역국을 드셨겠지!"(공자님은 점잖으신 분이니 이렇게 말씀하지는 않으셨으리라 믿는다-_-;) 고전을 공부할 때에는 이런 점이 좋다. 텍스트가 정제되지 않고 거칠지만, 수천 년 전의 사상가가 마치 생생하게 살아 있는 것처럼 다가온다. 그래서 내가 플라톤을 좋아하고, 공자를 좋아한다. 사실 좋아하기만 한다. 잘하거나 즐기지는 못한다.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고 하였건만ㅠㅠ

  * 2009년 9월 22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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