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일이라고 방관한다면 종래에는 아무도 날 위해 울어주지 않을 것이다.

  1. 작은 용산 두리반에 촛불을 모아 주세요! http://danpyunsun.egloos.com/4797885
  타이밍 좋게도 조금 있으면 월급날이다. 놀러갈 거 한 번 덜 놀러가고, 군것질하고 싶은 거 한 번 참고, 그러면 되지. 통장 잔고도 중요하지만 본질을 흐리면 안 된다. 휴학까지 하고 돈을 버는 이유는 좀 더 마음 편하게 공부하고 위해서이다. 그리고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겠다고 공부하는 건 아니다.

  2. 상지대 사학비리 보스몹 레이드 http://stcat.egloos.com/2539729
  문제의 본질은 15년 전 간신히 축출한 비리재단이 다시 학교를 접수하고 있으니 도덕적 당위에 의거해 그들을 몰아내자는 것이 아니다. 이 사건은 비리재단의 귀환이라는 가장 지저분한 방식으로 대학의 존재 의의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 대학은 개인의 것인가? 더 이상 학문의 장이 아닌가? 기업의 투자 대상인 동시에 취업을 위한 관문 정도의 역할밖에 하지 못하는가?
  누군가 제기한 의문.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 되지 않는가? 하지만 이번 사태는 비단 해당 학교와 학생들에게만 국한된 문제만은 아니다. '대학=기업의 소유물'이라는 인식이 공고해지면, 가뜩이나 학문을 생산의 도구로만 보는 천박한 사고방식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때가 올 것이다. 하지만 사회를 이루는 기반은 기초학문이다. 기초학문을 다듬고 꽃피울 수 있는 장소는 그나마 대학이 거의 유일한 상황에서 현재의 대학이 취업을 위한 관문 정도로만 여겨진다고 하더라도, '학생들이 치열하게 학문적 고민을 하는 학문의 성소로서의 대학'의 역할이 간과되어도 좋은 건 아니다. 비리 재단이 운영하는 대학을 다니지 않으면 되지 않느냐는 의문은 지금 상황에 걸맞지 않다. 대학이 학생들의 배움의 장이 아니라 개인의 이익을 충당할 수 있는 도구라는 사실을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선례가 만들어지려는 상황에서 그걸 막는 자체에 의의가 있다. 조금 논리를 비약해 보면, 저런 식으로 따졌을 때 집권 여당이 싫은 사람은 정부 비판을 하면 안 된다. 그냥 이민을 가는 것이 더 편하니까.
  중고등학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당연히 발벗고 나섰겠지만, 의무교육기관도 아닌데 이렇게 유난을 떨 필요가 있느냐고? 모든 사람은 대학에 가야 한다고 명문화되지 않았을 뿐, 거의 모든 사람들이 대학을 졸업하길 강요당하는 상황에서 대학을 의무교육기관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고졸자와 대졸자의 임금 차이는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은 80퍼센트 이상이다. 대학 졸업장을 갖지 못한 사람들이 당장 당하는 불이익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이상 트위터에서 나누었던 대화를 적당히 옮겨 보았다. 단문으로 긴 이야기를 횡설수설하려니 논리가 엉망이다.)
  일단 트위터에 상지대 구출 작전 홈페이지(블로그?) 주소를 올려 두었고, 메신저 대화명도 바꾸었고, 이렇게 블로그에 포스팅도 한다. 트위터와 블로그의 의사소통 기능과 RT의 무상함을 신랄하게 깐 전력이 있으니 이 상황에서 키보드만 붙들고 있는 건 모순이다. 가긴 가야 할 것 같다. 근데 같이 갈 사람이 있나-_-; 생각 같아서는 교지에 운동권과 집회에 관한 편견으로 가득한 뻘글을 자랑스레 투척한 후배놈들을 끌고 가고 싶은데, 강제로 뭘 시키는 건 내 취향이 아니라서.
  사족이지만 6.2 지방선거 이후로 '도덕적 당위'라는 말에는 완전히 질려 버렸다. 현실을 바꾸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세상을 나쁜 놈과 착한 놈으로 이분해서 생각하면 편하긴 하겠지. 세상은 더럽고 끔찍해도 나 하나만큼은 정의의 편에 서 있다고 여기며 우월감도 느낄 수 있을 테고. 그리고 남는 건 아무것도 없다. 도덕적 당위성은 착해지고 싶지 않은, 혹은 우월감을 느끼며 흐뭇해하지 않는 사람들을 설득하는 데 어떠한 영향도 발휘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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