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할 일이 없는 구청 아르바이트. 신의 직장이다. 이래서 다들 관공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어하는 거겠지. 사무실에 계신 분한테 하는 일도 없으면서 돈 받는 게 찔려 죽겠다고 우는 소리를 했더니, "물구나무 서서 전화 받는 식으로 노동 강도를 높여 줄까요?" 하고 농으로 받아쳐 주신다. 여튼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정말 무료한 나머지 아르바이트 시간 내내 올해 읽어야 할 책 목록을 적었다. 도서 선정은 평소에 즐겨 찾던 블로그를 참고했다.

  독서 목록을 적어 내려가면서 느꼈는데, 내가 지지리도 책을 안 읽는구나 싶어서 자괴감에 빠졌다. 심지어 가져온 책 두 권은 결국 딴짓하다가 못 읽었다. 별로 까다로운 책도 아닌데. 심지어 어제는 책을 들고 졸기까지 했다. 사무실이 따뜻해서 그랬다는 변명은 변명이 안 된다.

  일단 2010년 상반기 목표는 책 50권 읽는 것. 속독하는 버릇을 조금 죽이고 정독을 하려고 한다. 책을 휙휙 넘겨 가면서 읽기 때문에 읽고 나면 정작 기억에 남는 게 별로 없다는 게 치명적이다. 비문학과 문학을 적절히 섞어 읽어야 덜 지루할텐데, 잘 될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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