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아 - 315360


<나사> 한 곡만 듣고 EP앨범에는 손도 대지 않았던지라 이번 솔로앨범도 별로 기대하지 않았다. 사실 3번 트랙까지는 실망하며 들었다. 자우림 6집의 인위적인 우울함과 어색한 신비주의, 유치한 잔혹동화에서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느낌이었다. 김윤아도 이제 슬슬 자기복제의 늪에 빠져드는지도 모른다며 씁쓸해하던 찰나에 <Going home>을 들었다. 다 취소. 그리고 <에뜨왈르>에서 K.O. 여신님 사랑해요. 내가 이래서 당신을 놓을 수 없다니까요. 마녀에서 어머니로 변모한 여자가 아이의 침대맡에서 이불을 다독이며 읊조리는 마더구즈라고 생각하면 다 용서할 수 있다. 아예 앨범 전체의 분위기를 그런 식으로 가꾸었어도 괜찮을 것 같은데, <Going home>의 여운을 와장창 깨뜨리며 난입하는 <도쿄 블루스>는 에러였다.





 
  오아시스를 놓을 수 없는 것처럼 김윤아도, 자우림도 놓을 수 없다. 베개를 눈물로 흠뻑 적시며 여명이 창문을 물들일 때까지 잠들지 못하던 내 사춘기의 그림자가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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