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なたが花なら たくさんのそれらと 당신이 꽃이라면 수 많은 그것들과
変わりないのかも知れない 다를 바 없을지도 모르지만
そこから一つを選んだ 그 곳에서 한 가지를 선택한
僕だけに歌える歌がある 나만이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있지
あなただけに聞こえる歌がある 당신만이 들을 수 있는 노래가 있어

  김춘수 시인의 <꽃>과 <어린 왕자>의 장미가 떠오르는 예쁜 노래다. 일본인인 후지와라가 김춘수 시인을 알 리 없으니, <어린 왕자>에서 영감을 받아 노래를 만들었다고 보는 게 나을 것이다. 범프의 노래를 들을 때마다 일본어를 모르는 게 한이 된다-_-; 뒤늦게 가사를 찾아본 뒤 저려오는 가슴을 부여잡았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몇 년 전에 인터넷에 돌아다니던 짤방 중 <락그룹 최고/최악의 조합>이라는 게 있는데, 최악의 조합 중 '히데의 국적'이 끼어 있다. 반일감정 때문에 들어가 있는 줄 알았더니 아니란다. 히데가 일본이 아닌 영어권 국가에서 태어났더라면 최고의 락커로 우뚝 설 수 있었을 거라나. 엑스재팬의 노래를 제대로 들어 본 적은 없지만, 범프의 노래를 들을 때 내가 느끼는 기분과 히데의 국적을 보며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의 기분이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간혹 감정이 흘러넘쳐 오글거릴 때가 있긴 하지만 범프의 노래는 썩 훌륭하다.

  나는 노래를 들을 때 보컬과 기타, 가사밖에 못 듣는 쪼렙 리스너이다. 그나마 가사가 한국어로 쓰여 있지 않으면 가사집을 부여잡고 쪼렙쪼렙 울어야 한다. 헛소리였고; 여튼 내가 좀 쪼렙;이긴 하지만, 감히 말하건대, 무릇 예술을 하는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인문학에 조예가 있어야 한다. 예술을 하려면 꼭 문사철을 공부해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적어도 자신이 작품을 통해 무슨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지, 자신이 바라본 세상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지 정도는 공부하고 고민해야 한다는 말이다. 인문학적 소양이라는 게 그렇게 거창한 것도 아닐뿐더러, 표현력에 뒤따르는 부차적인 문제도 결코 아니다. 그래서 모처에서 누군가가 "글쓰기는 '음악과 미술과는 다르게' 상당한 성찰이 요구되는 고도의 지적 작업"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을 때에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카메라 앞에서 욕지거리를 내뱉고, 문익점을 본받아 손수 신문물의 전파에 앞장섰던 현 정부의 모 인사가 오버랩되었다. 예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참으로 천박한 사고방식이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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