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 난감>으로도 읽히고, <살인장난감>으로도 읽힌다. 생각없이 스크롤을 내리다가 어느 순간 몰입해서 전편을 한 시간만에 정주행했다. 극화체가 아닌 만화체에 이 정도의 긴장감과 몰입도를 부여할 수 있다는 건 작가의 내공이 상당하다는 뜻일게다. 공부도 많이 했을 것 같다. 단편소설이 가장 쓰기 어렵듯, 제한된 컷 안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구겨넣는 것도 쉽지 않은데, 주로 네 컷 만화 위주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데도 호흡이 끊어지지 않는다. 두 번째로 정주행하고 나니 그저 감탄만 나온다.

  완결 후에 영화화되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던데, 지금 시점에서 웹툰의 영화화가 얼만큼 성공적일 수 있는지에 몹시 회의적이라 별로 이 의견에는 찬성하지 않는다. <순정만화>, <아파트>, <바보>. 그림은 못 그리지만 이야기의 구조와 완성도가 탄탄하기로 정평이 난 강풀의 만화가 영화화되는 족족 국밥 말아먹듯 화려하게 망하는 걸 보면 알만하지 않을까. 흥행이 증명된 이야기의 중심 줄기만 그대로 갖다 쓰면 영화의 완성도 역시 보증될 거라고 태만하게 생각하는 제작자들이 많은 탓이다. 이야기를 담아내는 그릇 자체가 다른데, 원작을 먼저 본 관객들을 만족시키려면 제작자가 원작에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했다. <순정만화>는 그저 그런 연애 이야기가 되어 버렸고, <바보>는 원작과 다를 바 하나 없어서 오히려 평탄해빠진 영화가 되었고, <아파트>의 참사는 별로 언급하고 싶지 않다. 내가 <미.심.썰>을 얼마나 가슴 졸이면서 봤는데, 이걸 가지고 <아파트>같은 망작을 만들어내는 것도 재주라면 재주다. 뭐, 정말로 영화화된다고 치면, 좀 잘 만들었으면 좋겠다. 제대로 된 스릴러 영화를 보고 싶다.

  내 생각에는 이걸 영화화하기보다는 애니화하는 편이 더 재미있을 것 같다. 3D가 아니라 2D, 평면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니까 원작의 매력을 최대한 끌어내기에 가장 적합하지 않을까? 연출도 한결 수월할테고. 근데 애니화되면 작품 퀄리티에 상관없이 안 팔리고 망할 것 같다ㅠㅠ

  영화화든 애니화든 되려면 일단 만화가 흥해야 한다. 이번 만화를 끝으로 작가가 절필할 수도 있다던데, 절필하지 않게 흥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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