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동안의 진심/Some might say

이글루스가 뒤집어졌었다.

0bin 2010. 7. 6. 12:56
  로그인이 안 되었던 것도 모자라, 이제는 불특정 다수가 내 블로그를 쥐락펴락할 수 있었다는 게 경악스러워서 이사를 갈까 잠깐 생각했다. 하지만 그 동안 티스토리와 텍스트큐브 등지로 몇 번이고 이사를 갔다가 이글루스로 돌아오면서 느꼈지만, 나처럼 싸움구경을 즐기는 사람에게 맞는 블로그 서비스는 여기만한 곳이 없다. 달리 말하면 피드백이 활발하니 블로그를 할 맛이 난다는 뜻이고. 괜히 어그로 끌어서 이오공감에 오르고 싶어하는 관심병 환자들이 있긴 해도, 양질의 컨텐츠를 활발하게 생산하던 기존 성인 유저층이 워낙 탄탄하게 자리잡고 있으니 자체 정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운영 정책에 일관성도 없고 병맛이 철철 넘쳐흐를지언정 이글루스를 버릴 수 없다. 이글루스는 이사를 오기도, 나가기도 힘드니까, 그 동안 쌓아 놓은 자료와 덧글과 방문자수가 아까워서 이사를 나가지 못하는 메이저 블로거도 많을 것이다. 이글루스측에서 유저들의 아우성에 귀를 막고 몹시 뻗댈 수 있는 상황도 아마 이러한 믿음에서 기인한 게 아닐까 싶다. "제깟 것들이 가긴 어딜 가?"하는 심산. 운영진의 대응 패턴이 내 예상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은 걸 보니 별로 화도 안 난다. 플레이톡도 그렇고 이글루스도 그렇고, 내가 둥지를 튼 곳은 다 왜 이 모양인지 모르겠다.

  이하 이번 일에서 개인적으로 얻을 수 있었던 교훈.

  1. 블로그는 소규모 개인 기록장으로 쓰는 게 제일 마음 편하다.
  2. 지극히 사적이고 개인적인 소통은 메신저나 휴대폰으로.
  3. 인터넷에 신상정보를 흘리는 것은 자기 목을 조르는 행위. (비공개든, 공개든, 어떤 식으로든.)